몸무게는 같은데 옷이 달라진 이유|근육과 체형 변화 살펴보기

아침에 바지를 입다가 허리에서 한 번 숨을 멈추게 되는 날이 있습니다. 분명 작년에도 잘 입었던 바지인데 허리는 조금 답답하고 엉덩이와 허벅지는 오히려 헐거워진 느낌입니다. 체중계에 올라가 봐도 몸무게는 거의 그대로입니다. 거울 앞에서 옆모습을 보고 몸을 돌려 뒷모습까지 다시 확인해 봅니다.

살이 찐 걸까? 그런데 왜 허벅지는 더 헐거워졌지? 중년 이후의 몸은 체중계보다 옷에서 먼저 말합니다. 몸무게는 같아도 근육과 체지방 수분이 차지하는 자리가 달라지면 몸의 선과 옷맵시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체중계는 무게를 보고 옷은 모양을 느낀다

체중계가 보여주는 숫자에는 근육과 체지방뿐 아니라 뼈와 장기, 혈액과 수분의 무게까지 모두 들어 있습니다. 일반 체중계는 그 무게가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까지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체성분은 몸무게를 근육과 체지방, 수분 같은 구성 요소로 나누어 살펴보는 개념입니다. 같은 60kg이라도 몸의 모양이 사람마다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근육이 비교적 많은 60kg과 체지방의 비율이 높은 60kg은 체중계에서는 같은 숫자로 보이지만 허리선과 엉덩이선은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몇 년 동안 몸무게가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안심했는데 어느 날 바지의 느낌이 달라지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체중계의 숫자는 그대로여도 그 안을 채우는 몸의 구성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허리는 끼는데 허벅지는 왜 헐거워졌을까?

허리만 보면 살이 찐 것처럼 느껴집니다. 엉덩이와 허벅지까지 함께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엉덩이와 허벅지에는 대둔근과 대퇴사두근처럼 몸을 지탱하는 큰 근육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의자에서 일어나고 걷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 힘을 내는 근육들입니다. 이 부위의 근육량이 줄면 바지의 엉덩이와 허벅지 부분이 예전보다 헐거워질 수 있습니다. 복부의 체지방이 늘거나 허리둘레가 커지면 같은 바지인데도 허리는 더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근감소성 비만

근육이 줄어드는 동안 체지방의 비율이 높아진 상태를 말합니다. 몸무게는 예전과 비슷해도 바지의 허리와 허벅지가 서로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바지 허리가 끼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엉덩이와 허벅지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함께 봐야 합니다. 옷은 체중계가 보여주지 못하는 몸의 변화를 먼저 알려줄 때가 있습니다.


중년 이후에는 체중보다 몸의 자리가 달라진다

젊을 때와 같은 체중을 유지하면 몸도 예전과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중년 이후에는 활동량과 근육량, 지방이 자리하는 위치가 함께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전과 비슷하게 생활한다고 생각해도 걷는 거리와 계단을 이용하는 횟수, 무거운 것을 드는 일이 조금씩 줄어들고 엉덩이와 허벅지 근육을 사용하는 시간도 짧아집니다.

특히 여성은 폐경 전후의 변화와 함께 체지방이 복부 쪽에 자리하는 경향이 커질 수 있습니다. 모든 체형 변화를 나이나 호르몬 탓으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식사와 수면, 활동량, 질환과 복용하는 약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쩔 수 없다고 넘기기보다 거울과 옷이 알려주는 변화를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살을 빼달라고 찾아온 고객이 아니었다

오랜 시간 매주 꾸준히 몸을 관리해 온 한 고객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살을 빼달라고 찾아온 분은 아니었습니다. 수술 후에도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고, 몸의 여러 불편함을 살피며 오랫동안 자신의 몸을 돌봐온 분입니다. 고객님이 오시면 한 부위가 불편하다고 그곳만 따로 보기보다 자세와 호흡, 몸을 움직이는 방식과 주변의 긴장을 함께 살펴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고객은 몸이 전보다 편안해졌다고 말했습니다. 처음에는 몸 전체가 부어 보였지만 부기도 눈에 띄게 줄었고, 체중은 아주 천천히 약 10kg 감소했습니다. 눈길을 끈 것은 줄어든 숫자보다 몸의 모습이었습니다. 급격하게 야위는 모습이 아니라 근력과 움직임을 유지하면서 복부와 몸의 선이 운동을 꾸준히 해온 사람처럼 탄탄하게 달라졌습니다.

이 모든 변화를 관리 하나의 결과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병원의 정기적인 관찰과 회복 과정, 식사와 활동, 생활 습관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영향을 주었을 것입니다. 다만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는데도 몸을 오랫동안 돌보는 과정에서 부기와 체형, 움직임이 함께 달라지는 모습은 분명히 볼 수 있었습니다.

그분은 체중을 먼저 줄인 뒤 건강을 돌본 것이 아니었습니다. 몸을 꾸준히 돌보는 동안 체중이 천천히 줄어들었습니다.


많이 빠졌다는 말보다 먼저 봐야 할 것

체중을 줄이기 시작하면 숫자가 얼마나 빨리 내려가는지부터 확인하게 됩니다. 짧은 기간에 많이 줄수록 더 성공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체중이 줄어들 때 체지방만 골라서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식사량을 지나치게 줄이고 근육을 충분히 사용하지 않으면 체지방과 함께 근육을 포함한 제지방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제지방은 체지방을 제외한 몸의 구성 성분을 말합니다. 제지방이 모두 근육인 것은 아니지만, 체중이 줄어드는 동안 지방 이외의 구성 성분도 함께 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몸무게는 많이 줄었는데 예전보다 쉽게 지치고 의자에서 일어나는 힘이 약해졌다면 좋은 변화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허리둘레는 줄었지만 엉덩이와 허벅지가 지나치게 가늘어지고 힘까지 떨어졌다면 근육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천천히 감량하면 언제나 근육이 유지되고, 빨리 감량하면 반드시 근육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감량 속도뿐 아니라 원래의 근육량과 식사, 활동량, 수면과 건강 상태가 함께 영향을 줍니다. 중요한 것은 몇 킬로그램을 뺐는지 비교하는 일이 아닙니다. 체중이 줄어드는 동안 걷고, 일어나고, 버티는 힘도 함께 남아 있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부기가 빠진 것과 지방이 줄어든 것은 다르다

아침에 얼굴이 가볍고 바지 허리가 조금 편해지면 살이 빠졌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몸에 머물던 수분이 줄어도 체중과 둘레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부종은 조직에 체액이 과도하게 쌓인 상태입니다. 오래 서 있었던 날 양말 자국이 깊게 남거나 아침에 손가락이 부어 반지가 잘 빠지지 않는 모습을 떠올리면 쉽습니다. 전날 짜게 먹었거나 활동량이 적어서 일시적으로 붓는 경우도 있고  며칠 사이 체중이 오르내리는 것도 체지방보다 수분 변화의 영향일 수 있습니다.

 며칠 만에 체중이 줄었다고 그만큼 체지방이 빠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체중은 비슷해도 부기가 줄면서 얼굴선과 허리선이 가벼워 보일 수 있습니다. 전신이 갑자기 붓고 숨이 차거나 짧은 기간에 체중이 빠르게 늘어나는 변화가 함께 나타난다면 평소의 생활 부기로 넘기지 말고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오늘 거울 앞에서는 숫자 말고 모양을 보자

매일 몸무게를 재거나 검사를 반복할 필요는 없습니다. 평소 입던 옷과 자주 하는 동작만으로도 몸의 변화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지를 입을 때 허리만 끼는지, 엉덩이와 허벅지도 함께 끼는지 살펴보세요. 허리는 답답해졌는데 엉덩이와 허벅지는 헐거워졌다면 단순히 살이 쪘다는 말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의자에서 일어날 때 예전보다 반동을 크게 사용하는지, 손으로 의자나 허벅지를 짚게 되는지도 봅니다. 같은 길을 걷는데 시간이 더 걸리거나 장바구니를 들었을 때 자주 쉬게 된다면 체중과 별개로 몸을 사용하는 힘이 달라졌을 수 있습니다. 체중을 줄이고 있다면 밥의 양만 크게 줄이기보다 달걀과 생선, 두부, 살코기, 콩류처럼 단백질을 포함한 식품을 고르게 먹는 것이 좋습니다. 걷기와 함께 의자에서 천천히 앉았다 일어나거나 벽을 짚고 까치발을 드는 것처럼 하체 근육을 사용하는 동작도 더해볼 수 있습니다.

무릎이나 허리에 통증이 있다면 횟수부터 늘리지 마세요. 아픈데도 참고 반복하는 것은 근육을 지키는 운동과 다릅니다. 오늘 거울 앞에 섰다면 배만 보지 말고 옆모습과 뒷모습도 천천히 살펴보세요. 바지의 허리는 어떻게 달라졌는지, 엉덩이와 허벅지는 예전처럼 옷을 받쳐주고 있는지 보는 것입니다.


몸무게는 몸의 무게를 알려줍니다.
옷은 그 무게가 어떤 모양으로 자리하고 있는지 알려주고
움직임은 그 안에 힘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살을 빼기 시작하면 빼고 싶은 지방은 그대로인데 왜 엉덩이와 허벅지 근육부터 줄어드는 것 같지?라는 또 다른 궁금증이 생깁니다. 다음 글에서는 「살을 빼는데 왜 지방은 그대로인데 근육부터 줄어들까?|체중 감량할 때 놓치기 쉬운 변화」를 통해 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참고한 자료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 노화에 따른 근육량·근력·기능 변화

Fenton A., 체중·체형 및 폐경기 체성분 변화에 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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